바이브 코딩이 뭐길래 — 코딩 없이 Claude Code로 AI 에이전트 시작하기
그날도 AI 교원 연수였다. 수당은 없다. 듣는 사람 표정에도 별로 영양가는 없었다. 슬라이드는 “생성형 AI의 이해” 같은 제목을 달고 원론을 돌고 있었고, 내 머릿속 질문은 따로 있었다. “그래서, 내 업무를 진짜로 자동화하려면 뭘 어떻게 하라는 건데?”
비슷한 시기에 교감 선생님이 회의에서 한마디를 흘렸다. “요즘 다른 대학들은 이런 거 홍보에도 많이 쓰던데, 우리도 한번.” 그 ‘이런 거’가 뭔지 그 자리에서 또렷이 말한 사람은 없었다. 연수는 개념만 돌고, 회의는 ‘이런 거’라는 손짓에서 멈췄다. 그래서 그냥 내가 만들어보기로 했다. 연수 들을 시간에 차라리.
먼저 밝혀두자. 나는 ‘코더’가 아니다
오해를 막으려고 미리 말한다. 나는 바이브 코딩을 한다. 다만 누가 빈 에디터, 아무것도 없는 공터에 나를 던져놓고 “자, 짜봐” 하면 한 줄도 제대로 못 짠다. 코드를 하나하나 손으로 고치는 건 내 일이 아니다.
그런데 cmd를 켜고 Claude를 켜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내 무기는 문법 지식이 아니라 두 가지다. 잘 벼린 프롬프트 한 덩어리, 그리고 미리 긁어모아 정리해둔 자료(.md 파일 몇 개). 이 둘만 있으면, 코드를 못 짜는 내가 실제로 돌아가는 도구를 뽑아낸다. 이게 요즘 말하는 ‘바이브 코딩’의 진짜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손이 아니라 판단과 재료로 만드는 것.
챗봇은 “이렇게 하세요”라고 말해준다. 에이전트는 그 일을 직접 해버린다 — 내 컴퓨터의 파일을 열어 읽고, 새로 만들고, 프로그램을 실행해 결과까지 가져온다. 받아쓰기를 시키느냐, 일을 맡기느냐. 이 차이가 전부다.
그래서 ‘말’이 아니라 ‘일’을 시켜봤다
챗봇만 쓸 땐 늘 같은 데서 막혔다. 목차 받고, 설명 받고, 그걸 일일이 복사해서 파일 열고 붙여넣고 모양 잡고 저장하고. 똑똑한 비서한테 받아쓰기만 시키는 꼴. 노동은 고스란히 내 몫이었다.
Claude Code는 그 지점을 건너뛴다. 까만 창에 개발 명령어 같은 건 칠 줄 모르니까, 그냥 사람한테 말하듯 한국어로 적었다.
지금은 빈 폴더고, 내가 모아둔 자료(md)랑 요구사항을 줄게.
먼저 전체 커리큘럼 구조부터 같이 잡자.
엔터. 화면이 움직였다. 얘가 내 폴더를 들여다보고, 내가 던진 자료(.md)를 읽고, 커리큘럼을 제안하고, 폴더를 만들고, 첫 자료의 뼈대를 짜기 시작하는 걸 그냥 지켜봤다. 내가 한 건 한국어 몇 줄과, 미리 준비한 재료를 건넨 것뿐인데.
당연히 한 번에 매끄럽진 않았다. 엉뚱한 걸 만들기도 했고, 내가 “아니 그게 아니라”를 수십 번 했다. 한글이 깨지고, 멀쩡하던 파일이 통째로 0바이트로 날아가고, 똑같은 데서 막혀 둘이 한참을 헤맨 날도 있었다. 이 시리즈는 그 삽질까지 그대로 적은 기록이다. 매끈한 성공담만 늘어놓으면 그게 더 수상하다.
한 발 더 — ‘가볍게’도 만들 수 있다
처음엔 무겁게 폴더 가득 자료를 찍어냈지만, 곧 다른 결도 보였다. 꼭 거창할 필요가 없었다.
- 모아둔 자료에서 키워드만 뽑아 ‘추론형 모델’에게 던지면, 알아서 맥락을 채워 만들어내기도 하고
- 무료로 쓸 수 있는 API를 붙이면, 정말 간단한 ‘즉답형’ AI 도구 정도는 가볍게 굴릴 수도 있다
즉, ‘제대로 된 코딩’과 ‘가벼운 자동화’ 사이에 넓은 운동장이 있다는 뜻이다. 이건 뒤 편들에서 하나씩 실제로 보여줄 거다.
이건 ‘학교 자료’ 이야기가 아니다
폴더가 자료로 가득 찼을 때 진짜로 든 생각은 이거였다. “이거, 꼭 수업자료일 필요가 없잖아.”
가게라면 매출 정리를, 동아리라면 회비 장부를, 1인 사업자라면 견적 자동화를 — 같은 방식으로 만든다. 핵심은 무엇을 만들었나가 아니라, 코드를 직접 못 짜는 사람도 ‘프롬프트 + 자료 + Claude’ 조합으로 자기 일을 맡길 수 있다는 사실이다. 교감 선생님이 말한 ‘이런 거’의 정체가, 한참 돌아 이제야 손에 잡혔다.
그래서 이 시리즈는 자랑이 아니라 안내서에 가깝다. 바이브 코딩만 할 줄 알아도, 손코딩은 못 해도, 당신 일에 맞는 도구 하나는 만들 수 있다. 막힌 데까지 전부, 처음부터 끝까지 적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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