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병렬 실행 + 추론 모델 + 메모리 활용 (Claude Code 실전)
3편까지 오면서 흐름은 잡혔다. 그런데 새 고민이 생겼다. 느리다. 한 번에 한 가지씩 시키니, 자료가 마흔 차시 분량이라 끝이 안 보였다. 그래서 욕심을 냈다. “여러 개를 동시에 시키면 되잖아?”
에이전트 여러 개를 동시에 — 그리고 곧바로 터진 일
Claude Code엔 일을 쪼개서 여러 ‘하위 일꾼(서브 에이전트)’에게 동시에 맡기는 기능이 있다. 나는 신나서 한 번에 넷을 띄웠다. 1편 일꾼은 슬라이드, 2편 일꾼은 학습지, 식으로. 4배 빨라지겠지 했다.
넷을 동시에 굴리니 사용량이 순식간에 치솟아 세션 한도(쿼터)에 걸렸다. 작업이 중간에 멈췄고, 한도가 풀릴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동시에 = 무조건 이득’이 아니라, 동시에 = 그만큼 자원을 한꺼번에 태운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그 뒤로는 욕심을 줄였다. 진짜 독립적인 작업만 두세 개로 묶어 병렬로 돌리고, 서로 같은 파일을 건드릴 일이 있으면 그냥 순서대로 했다. 병렬은 강력하지만, 무턱대고 넷씩 띄우는 건 초보의 욕심이었다.
언제 ‘생각하는 모델’을 켜는가
일을 시키다 보면 두 종류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 단순노동형: 표를 PDF로 바꾸고, 글자를 숫자로 정리하고. 이런 건 빠른 모델로 충분하다. 굳이 ‘생각’시킬 필요가 없다.
- 판단형: 전체 커리큘럼을 어떻게 짤지, 이 데이터가 신뢰할 만한지, 어디서 막혔는지. 이런 건 추론(생각하는) 모델을 켠다. 답을 바로 뱉기 전에 한 번 ‘따져보게’ 하는 거다.
재밌는 건, 추론 모델은 키워드 몇 개만 던져도 알아서 맥락을 채운다는 점이다. “이 자료에서 핵심 개념만 뽑아서 학습 순서를 짜봐” 정도로만 줘도, 빠진 고리를 스스로 추론해 메운다. 손이 아니라 ‘판단’으로 일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생각하는 모델은 더 똑똑하지만 그만큼 자원을 더 쓴다. 그래서 단순노동엔 빠른 모델, 판단엔 추론 모델 — 이 구분만 해도 결과 품질과 비용을 동시에 잡는다.
제일 신기했던 것: AI한테 ‘기억’을 시킨다
작업이 길어지면 세션이 끊긴다. 컴퓨터를 끄거나, 한참 뒤에 다시 켜거나. 그때마다 “우리 어디까지 했더라”를 처음부터 설명하는 건 끔찍하다. 그런데 Claude Code엔 프로젝트 맥락을 스스로 메모에 적어두고, 다음에 다시 켰을 때 그 메모를 읽어오는 기능이 있었다.
그래서 다음 날 다시 켜면, 이미 “이 프로젝트는 이런 거고, 여기까지 했고, 다음은 이거”를 알고 시작한다. 사람 조수한테 인수인계 노트를 받는 느낌이다. 이게 길게 가는 작업에선 생각보다 결정적이었다.
한 번은 메모에 적힌 파일명이 이미 바뀐 옛날 이름이라, 그걸 믿고 갔다가 엉뚱한 데서 헤맸다. 기억은 ‘그때 적은 시점’의 사실이라, 지금도 맞는지 한 번 확인하고 쓰는 습관이 필요하다.
정리하면
혼자 한 줄로 시키는 것과, 여러 개를 동시에 굴리고·생각하는 모델을 골라 쓰고·맥락을 기억시키는 건 차원이 다르다. 다만 전부 ‘적당히’가 핵심이었다. 병렬도 적당히, 추론도 필요한 데만, 기억도 의심하면서. 이 균형을 잡는 게 결국 ‘AI를 잘 부린다’는 말의 실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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